고맙습니다. 겨울빛은 우리를 달콤하게 해줍니다.
츄르릅 살 오른 굴 둥둥 매달린 감 바닷바람이 놓아 키운 시금치 벌써 나온 새벽 딸기 시린 눈밭 위의 감귤
속 깊이 영글어서는 제 모습 그대로 현대식품관에 모였습니다.
긴 여름이 있었습니다. 지나는 가을을 보았습니다. 하루하루가 정성이었을 텝니다. 여기, 이 달콤한 겨울의 첫인사를 부디 반갑게 받아주세요.
겨울 새벽의 첫 손님 산청 단계 딸기
벌써 딸기가 왔습니다. 1년을 기다려 이제 막 처음입니다. 야무진 빨간 맛 혹은 초롱초롱 분홍 맛 어느 쪽이라 해야 할는지요. 산청 단계 딸기 품종인 ‘장희’라는 놈은 하도 부드러워 녹아 없어질지도 모릅니다. 이제 곧 도착할 첫눈처럼요.
겨울 바다의 소나타 통영 생굴
남쪽 바다는 고향입니다. 이 땅의 누구든 안아줍니다. 겨울이 왔다고 이번엔 굴을 키워 보냈습니다. 우윳빛 속살 그대로, 맑디 맑은 과정을 거쳐서는 더 맑은 표정을 지으며 봉지봉지 탱글탱글 춤추며 이리로 왔습니다.
이렇게 씩씩하고 달콤한 산청 대봉 감
가지가 휘어져라 매달린 녀석입니다. 숨차게 여름과 놀고 한사코 가을을 부리더니 이 대봉이라는 놈, 웬만한 주먹보다 더 커졌습니다. 들어찰 대로 들어찬 과육에 씩씩한 생김생김 입맛은 물론 마음까지 번쩍 열리고 맙니다
바닷바람의 단 꿈 포항 시금치, 포항초
아침이슬 머금고 시금치는 자라납니다. 마침 포항으로 불어오는 알찬 해풍이 응원을 보탰습니다. 단비가, 햇빛이, 밤들과 낮들이 키웠다고, 당신은 거들기만 했다고 포항초 잎을 만지며 농부가 말합니다. 주위가 다 달큼해집니다.